유엔 안보리 언론성명 채택 시도 무산
주한미군, ‘대북 맞대응 한미군사훈련’ 요청 거부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북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발사 나흘째. 유엔 차원의 제재는 고사하고 안보리 언론성명 채택조차 무산된 가운데, 미국은 한국군이 제안한 ‘대북 맞대응 한미군사훈련’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본토를 위협하는 민감한 사안임에도 미국이 이토록 속수무책인 까닭은 무엇일까?

유엔 차원의 대응이 불가능한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ICBM을 발사한 북을 규탄하는 대신 이번 상황을 양국의 대화 부재로 인한 결과로 해석하면서,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 초안을 안보리 이사국들이 고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도 “북에 대한 추가 제재 강화는 사회 경제적, 인도적 문제로 북 주민들을 위협할 것으로 믿는다”며 미국의 새 제재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2017년 북이 ‘화성-15’형을 발사했을 때 만장일치로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되던 것과 비교하면 국제질서에 생겨난 큰 변화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한편 주한미군이 한국군의 연합훈련 요청을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경향신문이 보도한 데 따르면 지난 24, 25일 두 차례 진행한 대북 맞대응 훈련을 한국군 단독으로 실시한 이유가 한국군이 요청한 한·미연합 실사격훈련을 미군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합참 관계자는 28일 “청와대 안보실 지시를 받은 원인철 합참의장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맞대응 실사격을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러캐머라 사령관은 펜타곤(미 국방부) 지시를 이유로 연합 실사격훈련을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서욱 국방장관의 현장 지휘로 F-35A 28대를 동원한 이날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주한미군은 이 모습을 지켜만 봤다.

미국이 대북 실사격 훈련에 동참하지 않은 이유는 이번 ‘화성포-17’형의 미사일 위력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데다, 최근 선보인 극초음속미사일, 순항미사일, 열차기동미사일, 방사포 등 북의 저격 능력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에서 드러난 것처럼 미군은 막강한 무기체계에 비해 실전 능력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나토 미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변죽만 울리고 정작 참전은 고려하지 않는 이유가 막강한 러시아의 군사력에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를 두고 러시아와 전쟁하는 것은 미국의 자살행위일 수 있다.”라고 한 래리 존슨 전 CIA·국무부 분석가의 경고가 눈길을 끈다.

존슨 분석가는 “말하기 어려운 진실이 있다. 미국은 지난 50년 동안 실제 육군 및 공군과 싸운 적이 없다.”라며, “베트남 전쟁은 우리가 진짜와 유사한 군대와 싸운 마지막 시간이었고, 승리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50년 동안 미국은 온두라스, 그레나다, 레바논, 쿠웨이트, 이라크, 파나마, 소말리아, 리비아,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파견하여 ‘전투’를 벌였지만 모두 국가 정규 무력과의 싸움은 아니었다.”면서, “게다가 우리는 그 모든 전투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라고 고백했다.

하물며 미국 본토에 대한 선제공격 의사가 있는 북이 그 능력을 갖춘데다,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정찰위성 개발을 강조하면서 “미제국주의 침략군대와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적대적 군사행동 성격을 철저히 감시하여, 해당 정황에 따라 국가 무력의 신속한 대응능력 향상을 주문”한 마당에 미국이 섣불리 대북 실사격훈련을 결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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